본고는 우선 기존 번역 연구에 나타난 번역 주체(translating agent)에 대해 ‘은유를 통해 보는 번역 주체’, ‘텍스트 현상으로서의 번역 주체’, ‘사회관계망 속의 번역 주체’ 등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다. 그리고 첫째, 은유를 통해서 보는 번역 주체에서는 종속적 존재, 식인(食人)의 상(像)을 가진 존재, 침범과 파괴를 야기하는 존재 등으로, 둘째, 텍스트 현상으로서의 번역 주체에서는 비가시성의 존재, 역할과 기능 위주의 존재, 규범을 따르는 존재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며, 세 번째는 사회적 관계망 속의 번역 주체를 살펴본다. 그리고 AI 시대 새로운 번역 주체는 ‘기술 중심적 번역 주체’, ‘융합적 번역 주체’, ‘해결적 번역 주체’ 등으로 나누고 그중에 ‘해결적 번역 주체’와 관련하여 번역자 정체성 문제, 번역자 능력 문제, 윤리적 문제 등을 중심으로 논의하며, 이 시대 번역 주체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방향과 대안을 고민해 본다.
그리고 오늘날 AI 번역의 확대와 다양한 매체의 개입으로 번역의 주체를 인간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번역 실천이나 번역 교육, 연구 등에서 ‘AI 번역자’를 단지 ‘보조적 도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의 주체로 인정하고 주체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 조화로운 ‘번역의 장(場)’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본다.
주제어:번역 주체, 비가시성, AI 번역자, 융합적 번역 주체, 번역자 정체성, 번역자 능력, 번역자 윤리, ‘번역의 장(場)’.